야후의 허리우드식 콘텐츠「아직 시기상조?」





Stefanie Olsen ( CNET News.com )   2006/02/23   

야후 미디어 그룹 수장 로이드 브라운은 취임 초 몇 가지 이상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앵커로 내세워 야후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었다.

이 일화를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브라운은 당시 야후 미디어팀 임원들과 복도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이 캐릭터와 기타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브라운의 이런 열정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디어는 조용히 사장됐다.

브라운이 야후의 수장을 맡은 지 15개월이 지난 지금 야후를 평가한다면, 야후 미디어 그룹과 브라운에 대한 성공 스토리보다는 캐릭터 뉴스 서비스 등 곤혹스러운 순간이 더 많이 눈에 띤다. 허리우드 임원 출신인 브라운이 야후로 영입될 당시만 해도 그는 인터넷 검색 거물 야후를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변신시킬 수 있는 인물로 꼽혔다.

허리우드와 IT 시장은 ‘다르다’
올해 47세의 브라운은 허리우드에서는 스타였을지 모르지만 IT 업계에서는 그가 그동안 허리우드에서 쌓은 노하우를 디지털 세계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를 아직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브라운은 ABC TV 엔터테인먼트 회장으로 ‘로스트’와 ‘위기의 주부들’ 같은 히트작을 연이어 쏟아내며 촉망받던 인물이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주요 인터넷 콘텐츠 업체로 변신하겠다던 야후의 계획은 단 한 발짝도 앞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야후 미디어는 핵심 분야에서 경쟁업체들에게 자리를 뺏겼으며, 지난 2004년 11월 브라운이 화려하게 야후로 입성했지만 야후는 여전히 콘텐츠 히트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 판매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

뉴욕에 소재한 리서치 업체 콤스코어 미디어 메트릭스(ComScore Media Metrix)에 따르면, 야후의 미디어 웹 사이트 성장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예를 들어, 야후 파이낸스와 야후 게임 두 가지 서비스는 모두 지난해 상당수의 독자들이 떨어져 나갔다. 물론 야후 파이낸스가 전체 페이지뷰 면에서는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MS의 MSN 머니 사이트가 야후 파이낸스보다 더 많은 충성도 높은 방문자를 확보하고 있다. 야후의 미디어 야심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익명을 요구하며 “야후의 현재 입지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러나 콘텐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성과가 복합적이라는 점 때문에 야후에서 브라운의 미래에 대한 루머도 허리우드와 실리콘밸리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브라운의 유효기간이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한편에서는 브라운이 반대자들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와 기술 업계간 교차점을 찾아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브라운의 이같은 고전은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의구심으로까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야후, 구글 등 거대 인터넷 포털이 일반 네티즌들이 읽거나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느냐, 아니면 포털은 케이블 사업자처럼 콘텐츠를 전달하는 역할에만 그쳐야 하는가다.

자체 콘텐츠를 보유한 강력한 콘텐츠 수집업체가 과연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도 가장 잘 수행해낼 수 있을까?

야후 대변인 니사 앵크레사리아는 임원들과 관련해 현재 진행중인 프로세스나 루머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브라운과의 인터뷰도 요청했으나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앵크레사리아는 “로이드는 수석 리더들을 결집해 드림팀을 구성했으며, 야후 미디어그룹은 브라운의 지휘 하에 올해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분야는 야후가 새롭게 추진하는 분야이므로 지금은 초기 단계일 뿐이며,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후 게임과 파이낸스, 이용자수 급락
야후는 지난 10여년 동안 인터넷 검색엔진이자 다른 기업들의 콘텐츠를 수집하는 포털로 역할해왔다. 야후의 콘텐츠 수집 전략은 대부분의 계정에 의해 운영되며,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부각되기 시작했다. 야후의 매출은 지난 2002년 9억 5310만 달러에서 CEO 테리 시멜이 수장을 맡은 첫 해인 지난해 52억 6000만 달러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브라운의 역할은 다르다. 그의 역할은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소재한 이 인터넷 거물, 즉 야후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브라운이 야후로 영입될 때 애널리스트들은 기존 TV 광고 예산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미디어로 옮겨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인터넷 거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야후도 이 시장을 일부 흡수하기를 원하고 있다.

브라운은 월스트리트 저널 총괄 책임자 닐 버드(Neil Budde) 등 거물급 인사를 연이어 영입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전 CBS TV 인터랙티브 벤처스 임원 데이비드 캐츠(David Katz), 전 AOL 브로드밴드 임원 숀 하딘(Shawn Hardin), 전 MSN 비디오 전문가 스콧 무어(Scott Moore) 등을 야후로 영입했다. 브라운의 책임 하에 야후는 멀티미디어 뉴스사이트인 ‘핫존 케빈 사이트(Kevin Sites in the Hot Zone)’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그러나 온라인 세계에서 모든 헤드라인에 대한 검증 수단은 바로 독자들의 트래픽이다. 마케터들이 이 수치를 기준으로 광고 단가를 책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운은 이 부분을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했다.

브라운은 미디어 그룹 수장으로서 야후 뮤직, 게임, 영화, TV, 엔터테인먼트, 파이낸스, 뉴스, 날씨, 스포츠, 건강, 교육, 어린이 사이트 등 모든 종류의 창의적인 비즈니스와 기존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야후 네트워크의 최대 수익원중 하나인 야후 파이낸스의 페이지뷰는 지난 2005년 1월 8억뷰 이상에서 올 1월 5억 뷰를 가까스로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결과는 야후를 주시하고 있는 일부 관계자들에게는 놀랄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야후가 이 사이트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10월 벤 스테인 등 몇몇 재무 컬럼리스트들까지 영입했기 때문이다.

야후 카테고리 중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야후 게임은 지난해 1월에 비해 올 1월 200만명의 이용자가 떨어져 나갔으며, 지난달에는 이용자수가 2100만명에 그쳤다. 페이지뷰 하락세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콤스코어에 따르면 야후 게임의 페이지뷰는 13억뷰에서 약 8억뷰로 급락해 AOL 게임과 EA 온라인에도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자체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RSS 지원 등 주요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후 뉴스의 성장세는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야후는 TV 전쟁 저널리스트 케빈 사이트(Kevin Sites), 허핑튼 포스트(The Huffington Post), 고커 미디어(Gawker Media), 오지여행 저널리스트 리차드 뱅스(Richard Bangs)까지도 새롭게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야후 뉴스 방문자수는 2% 증가하는데 그쳤을 따름이다.

야후 리서치 부문 부사장 앤크 오데나트는 야후 뮤직, 뉴스, 스포츠를 미디어 그룹의 성공 스토리로 꼽았다. 그러나 그는 “전체적인 스토리는 양호하다”라는 사족을 달았다.

일례로 지난해 1월 오픈한 야후 뮤직은 No. 2인 AOL 뮤직과 No. 3인 아이튠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음악 서비스 사이에서 트래픽을 주도하는 선두주자다. 이 서비스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음악가들과의 인터뷰, 공연 비디오 클립 등 오리지널 콘텐츠도 소개한다.

오데나트는 야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률 증가이며, 바로 이점 때문에 야후가 성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야후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용자들이 소비하는 평균 자산수가 지난해에 비해 24%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성공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오리지널 콘텐츠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풀리지 않는다.
광고대행사 캐랫 디지털(Carat Digital) 부사장 미츠 오스카는 야후가 “실제 창의적으로 개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야후는 헐리우드 거물을 영입했고, 사람들은 이런 거물급 인사들이 문화와 혁신에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야후에서 혁신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서비스, 느리지만 지켜보자?
야후는 브라운이 ABC 시절에서 차용한 펫 프로젝트 중 하나에 옵션을 부여했다. 프로젝트명은 ‘러너(The Runner)’로 제작비만 10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주한 스파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제작에 착수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야후 대변인 앵크레사리아는 ‘러너’에 대해 “현재 개발중이며,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 프로젝트 외에도 야후는 또다른 온라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보물찾기(Treasure Hunt)’를 위해 마크 버닛 프로젝트와 협력하고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보물찾기’는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온라인에서 힌트를 얻어 해당 국가 어딘가에 묻혀있는 실제 보물을 찾아나서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한편 다른 거대 인터넷 포털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나서고 있다. AOL은 최근 버닛과 공동으로 ‘보물찾기’와 유사한 오리지널 온라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골드러시(Gold Rush)’를 제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글도 최근 ‘모두가 크리스를 싫어해(Everybody Hates Chris)’ 개봉작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UPN 네트워크와 제휴를 맺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야후도 이와 동일한 계약을 위해 UPN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ATR(American Technology Research)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애널리스트 롭 샌더슨은 “야후의 실제 목표가 웹의 HBO가 되려는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무엇인지에 대해 몇 가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야후의 전략은 언제나 일부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고, 수많은 다른 콘텐츠를 라이선스하며, 이용자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 안건이 분명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브라운의 허리우드와 야후의 IT 업계간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상황도 존재한다.

이달 초 LA에서 열린 IT와 엔터테인먼트간 만남의 행사 ‘엔터테인먼트 개더링(The Entertainment Gathering)’ 컨퍼런스에서 브라운은 최대 라이벌 구글을 곧바로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가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컨퍼런스 주최측이 디스커버리 채널(The Discovery Channel)의 유명인이 가져온 거대한 왕뱀을 언급하면서 뱀을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브라운은 “아니오, 구글이 여기 와있나요?”라고 대답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일부 야후 관측통들은 브라운의 분투를 보면서 시멜에게서 보았던 것과 유사한 풍자 이상의 것을 보고 있다. 브라운이 아직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부분으로, 브라운이 야후에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며 헐리우드 베테랑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시멜에 대한 야유다.

훌리건 로키 하워드 앤 주킨(Houlihan Lokey Howard & Zukin)에 미디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LA 투자 은행가 게리 아델슨(Gary Adelson)은 “테리는 야후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출하는데 있어 광고 측면에서 전보다 훨씬 실행가능한 일들을 해내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역량을 발휘했다. 순수하게 미디어 입장에서 본다면 야후는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라운이 자기 자신을 위해 스스로의 역할을 자제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아델슨은 “문화를 창출하고 프로그래밍을 좇기 위해 미디어와 인터넷 기술을 결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단언할 수 있나? 그 어느 누구도 이 작업의 성과가 곧바로 나오리라고 기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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